모두가 16강을 노리는 E조, 제일 다급한 독일
지난 새벽 2022년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 리그 예선 3차전 일본 스페인 그리고 독일 코스타리카 경기가 열렸습니다. 일본은 첫 경기에서 독일을 2대 1로 이기며 카타르 참사를 카타르의 기적으로 바꾸며 산뜻한 출발을 하였습니다. 우승 후보라고 꼽히던 독일을 이겼기에 16강 진출은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라 생각했겠죠. 자만심이 독이 되었는지 일본은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코스타리카에 일격을 당하며 0 대 1로 패합니다. 그래서 조별 예선 마지막 상대인 스페인이 상대적으로 더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스페인은 첫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7 대 0으로 완패하며 무적 함대의 귀환을 알렸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 이후 스페인은 메이저 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바로셀로나FC의 레전드인 루이스 리케 감독이 신예 유망주들을 대거 발탁하며 티키타카 정신으로 무장을 하며 카타르 월드컵에 참여했기에 기대감이 컸고 코스타리카를 대파하니 우승에 대한 기대가 폭발할 지경이었죠. 스페인은 두 번째 경기에 독일을 만나 1 대 1 무승부를 거뒀기에 1승 1무인 상황이라 방심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코스타리카는 첫 경기에서 스페인을 만나 크게 졌지만 일본을 만나 l승을 적립하며 마지막 경기인 독일전에 따라 16강 진출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팀은 바로 독일이었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 역사상 최초 조별 예상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비장하게 준비했겠죠. 하지만 일본을 만나 첫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암울해졌습니다. 게다가 스페인을 만나 비기면서 과연 1승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마지막 경기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일본 스페인전 결과에 따라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경우의 수를 세야했죠.
새벽 4시, 드디어 죽음의 조 16강을 향한 문이 열렸습니다.
스페인과 독일은 경기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선제골을 넣으면 16강 진출 경우의 수를 유리하게 확보하는 듯했습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스페인은 2승 1무, 독일은 1승 1무 1패, 일본은 1승 2패, 코스타리카는 1승 2패로 끝나면서 스페인과 독일이 나란히 손을 잡고 16강에 올라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본은 독일이라는 대어를 잡고도 예선 탈락을 하게 되죠. 저는 일본 스페인 경기를 메인으로 시청했는데 일본은 전반 11분에 선취골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웠습니다. 스페인이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고 그들의 경기를 풀어가리라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지만 한 골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압박과 수비 강도는 헐거웠죠.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일본은 공을 잡자마자 10초 안에 스페인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공을 건네주었고 스페인은 한 번 볼을 소유하면 최소 1분 많게는 5분 이상 볼을 소유하며 일본 수비들을 흔들었습니다. 내가 볼을 소유하고 있다면 경기에 훨씬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어서 더 많이 뛴다고 하더라도 피로감을 덜 느끼게 되죠. 하지만 수비하는 팀은 다릅니다. 수비를 하다 보면 상대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때문에 큰 피로감을 느끼게 되죠.
그렇게 1대 0으로 일본이 뒤진채 전반전이 끝나고 운명의 후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번 조별 예선에서 재미를 보았던 교체 멤버를 투입합니다. 그리고 나서 분위기가 완전 뒤바뀌었죠. 일본의 8번 도안, 9번 미토마 선수는 들어오자마자 과감한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과감한 돌파를 하는 이유는 일본이 코스타리카 전에서 지며 얻은 교훈입니다. 티키타카가 아무리 잘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에 수비 한두 명을 벗겨낼 수 있는 크랙이 있어야만 빛을 발한다는 것이지요.
일본 코스타리카 전에서는 일본은 볼 점유율은 많이 가져갔지만 마지막 순간에 한 두명의 벗겨내며 공격 숫자의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득점에 실패했죠. 그래서 일본 공격수들은 스페인 수비수들과 적극적인 일대일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8번 도안 선수의 중거리슛 동점골이 터졌습니다. 스페인 골키퍼에 정면으로 공이 향했기 때문에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페인 골키퍼는 스타트 스텝을 반대쪽으로 짚으며 자체 역동작에 걸려 펀칭 미스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1 대 1이 된 3분 뒤에 일본의 역전 골이 터졌습니다. 일본의 동점포를 기록했던 8번 도안 선수가 스페인 왼쪽 측면을 돌파했고 땅볼로 올린 크로스가 앤드라인을 넘어가는듯 하며 다시 올린 크로스를 골문 안으로 밀어넣어졌는데 VAR 판독 끝에 볼로 인정되었습니다. 제 눈에는 공이 앤드라인을 넘어간 것으로 보였는데 아직 앤드라인에 걸쳐 있다고 판단을 하고 일본 득점을 인정해 준 것이죠. 일본에 행운이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본이 2대 1로 앞서자 스페인의 일방적인 공격이 남은 시간동안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스페인이 볼 점유율을 90% 가까이 소유할 정도였죠. 하지만 일본은 지난 스페인 코스타리카 경기에서 스페인이 코스타리카 수비 라인을 어떻게 무려뜨렸는지 잘 알고 대비책을 세운 모습이었습니다. 스페인 코스타리카 경기에서 스페인은 빠르게 측면으로 공을 이어주고 측면에서는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공을 강하게 때려놓으면 스페인의 공격수와 2선에서 침투하며 논스톱으로 밀어넣는 전략을 사용하여 재미를 봤죠. 일본은 그 전략을 잘 알고 있었는지 측면 수비수를 촘촘히 배치했고 수비라인 사이 공간을 좁게 만들어 스페인 공격수들의 침투를 막아버렸죠. 결국 스페인은 공을 좌우로 돌리다가 헤더를 노린 긴 크로스를 올릴 수 밖에 없었고 이 크로스는 일본 수비수들에게 다 걸리며 그렇게 90분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죽음의 조라고 불렸던 2조의 희생자는 결국 독일이었습니다.
독일은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기록하여 스페인과 동률이 되었지만 골득실차이에서 밀려 쓸쓸하게 짐을 싸게 되었네요. 두 대회 연속으로 예선 탈락한 독일이 과연 북아메리카에서 열리는 2026 월드컵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남은 16강 티켓은 4장입니다. 한국이 속한 H조와 브라질이 속한 G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오늘 밤에 열립니다. 과연 한국은 16강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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